초침이 사라져가고 있다. 초침이 있는 3침 시계가 시침과 분침만 달린 2침 손목시계에 밀려 퇴조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상인들은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얼빠진시계'로 불리며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2침시계가 머지않아 손목시계 시장을 석관하게 될 것으로 내다 본다.
을지로 입구역 지하상가에서 삼성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상운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초침이있는 시계만 좋아한다는 말도 이젠 옛말" 이라면서 "초침이 없는 손목시계는 모양이나 기능면에서 초침이있는것보다 뛰어나고 바쁜가운데 단순한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심리와도 꼭맞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고 말한다.
실제로 요즘 시장에는 2침 시계 뿐만 아니라 시침만 있는 시계나 시간창 표시가 없는 시계 등 파격적인 디자인의 손목시계들까지 나와 잘 팔리고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2침 시계가 기존의 초침시계로는 도저희 흉내낼 수 없는 얆은 두깨와 화려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 한데다 구조가 단순한 만큼 고장률도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지난 86년부터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한 2침 시계가 이제서야 맹위를 떨치는 진짜 이유는 2침 시계가 항상 시간에 쫓기는 도시인들에게 '시간으로 부터 자유롭고 싶은 욕구' 를 상징적으로 나마 충족시켜주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초까지 정확히 나타내는 초침시계보다는 초침이 없어서 가는듯 마는듯한 2침 시계가 심리적으로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100분의 1초까지를 화면에 나타내주며 80년대 초반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전자시계의 몰락도 이같은 도시인들의 '도피심리'와 무관하지 않은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시계 상품개발부의 이정욱과장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한동안 2침시계를 출하해 보았지만 잘팔리지 않아 한때 2침손목시계 제작이 거의 중단되다 시피 한적도 있었으나 최근들어2침시계의 인기가 높아져 고급 손목시계의 경우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초침없는시계"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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