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사교육의 팽창이 여러 가지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때에 시의 적절한 방안들이 발표된 것 같았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EBS 수능 방송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사실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입학 이후 가급적 사교육을 받지 않으려 하였다.
부모님께 지나친 교육비 부담을 끼치는 것이 죄송하기도 하였고, 수도권에 비해 사교육 열풍이 심하지 않은 우리 지역 풍토의 영향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사교육으로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을 수도권 아이들과의 경쟁을 생각하면 내심 불안한 마음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EBS 교육방송의 무료 전국확대보급이 발표되면서 그러한 불안감이 많이 가시게 되었다.
수도권 학생들이 받는 사교육과 비슷한 수준의 강의를 무료로 학교나 집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나와 같이 지역적 여건이나 경제적 형편 때문에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분명 희소식이었다.
아울러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고급 교육 환경이 지역의 구분 없이 교육 기회의 평등성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우리 학교는 3월 중순부터 EBS 인터넷 방송을 방영하기 시작하였다. 새로 시작된 EBS 수능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수준별 강의가 생겼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수준을 상급, 중급, 초급의 3단계로 세분화하여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강의의 효율성도 높이고 학생들의 수요에도 부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중급과정을 기본으로 하면서 심화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들은 학교나 집에서 고급 과정을 중심으로 듣고 있다.
강의의 내용이나 질은 다년간 교육방송을 시행해오던 EBS가 엄선하여 뽑은 선생님들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강의 이후의 철저한 사후 관리도 장점으로 꼽을 만 했다. 단순히 수업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방식을 극복하고자 수업 이후의 Q&A 코너를 통해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강의 내용을 학생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을 통한 학습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극대화한 것 같다. 앞으로도 인터넷의 이런 측면을 활용한 교육 방법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하지만 2달여 동안 시청하였던 EBS 수능 강의가 모두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우선 많은 학생들이 보고자 원하는 과목을 모두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학교에서 방영하여 주는 과목들에도 그 숫자가 제한되어 있는데다가 기숙사생의 경우에는 주말에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여전히 여건의 차이는 존재했다.
인터넷 연결 상태가 좋지 않은 학생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는 보기 힘든 것 같다. 또한 학생들이 학교 수업과 병행하여 강의를 들어야 하는 탓에 부담이 다소 가중되는 면도 있었다.
그 동안 학교와 가정에서 EBS 수능 강의를 보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 보았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내놓은 EBS 수능 강의는 교육의 기회를 넓혀서 보급하겠다는 의도와 목적 측면에서는 분명히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적 측면에서 아직 고치고 다듬어야할 점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TV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많은 학생들이 보다 평등한 기회 아래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도록 한다면 높은 교육 복지 수준에 한 걸음 더 다가설 뿐만 아니라 공교육의 회복이라는 명제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