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는 느려도 제 할 일을 다 합니다."
사람이 보기에 느릴 뿐이죠.
달팽이에게는 자연의 감수성이 있습니다.
달팽이는 테크놀로지의 대표격인 ‘골뱅이(@)’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 안성시 금광면. 안성 시내에서 승용차로 10분쯤 논길을 달려들어가면 낮은 언덕 위에 금광면사무소 건물이 보인다.
면사무소 바로 옆에 ‘대안(代案)문화학교 달팽이’가 자리 잡고 있다. 언덕에서 보는 푸른 하늘과 들판은 그야말로 ‘자연’이다. 안성지역의 어린이 90여명이 이곳에서 매일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발레와 바이올린도 배운다. 물론 마음대로 뛰어놀 수도 있다.
이 학교 교장인 이기원(李基元?48)씨는 2001년 5월 개교부터 ‘달팽이’의 교장을 맡고 있다. ‘달팽이’는 이 교장을 포함해 안성지역 예술가 등 1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설립한 학교.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그가 교장으로 ‘뽑혔다’. 무보수다. 그는 틈틈이 사진 일을 해 생계를 꾸려 간다. 중앙대 사진학과 출신인 그는 원래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달팽이 학교에는 입학식도 졸업식도 없습니다. 학칙도 없어요. 어린이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입학해서 한 달만 지나면 어린이들이 제 스스로 질서를 잡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친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학교생활을 할까를 깨닫는 거죠.”
대안학교이긴 하지만 ‘달팽이’는 정규학교 방과후에 수업을 하는 시스템이다.
달팽이 학교의 목적은 뭔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교육에 시달리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문화, 예술교육을 통해 다양한 감성을 일깨워 주자는 것이다.
매년 2월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예술적 정서를 북돋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수업료가 싸기 때문에 학부모는 큰 부담이 없다.